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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뉴스

[특보] 괌 가톨릭 성학대 유죄 확정, '신부' 호칭 유지에 피해자들 분노

by 브레드79 2025. 10. 5.

 

앵커: 안녕하십니까, 시청자 여러분. 괌에서 오랫동안 가톨릭 대주교로 재임하며 막강한 권위를 누렸던 앤서니 아푸론 전 대주교가 미성년자 성학대 혐의로 교황청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이는 사실상 사제직 박탈에 준하는 중징계이지만, 여전히 형식상 성직 신분을 유지하게 되면서 피해자들과 시민사회의 거센 비판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기자: 교황청 교회법 재판부는 앤서니 아푸론 전 대주교의 일부 죄목에 대해 유죄를 확정했습니다. 판결문은 그를 대주교직에서 면직하고 괌 교구 내 거주를 영구히 금지하는 처분을 명시했습니다. 그러나 아푸론 전 대주교가 성직 신분을 완전히 박탈당하는 '환속' 조치까지는 이루어지지 않아, '신부'라는 호칭을 여전히 유지하게 되었습니다. 이 점이 피해자들과 시민사회에 큰 분노를 안기고 있습니다. 피해자 옹호 단체들은 "처벌이 죄에 비해 터무니없이 가볍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단체들은 아푸론이 어린 아이들을 성적으로 학대하고 다른 사제들의 범행까지 방조해왔던 심각한 죄질을 상기시키며 교회의 미온적인 대응을 강하게 질타했습니다.


[사건 경위] 대주교의 가면, 40년 은폐의 진실

기자: 앤서니 아푸론은 1986년부터 괌 아가냐 대교구의 대주교로서 지역 사회에서 절대적인 권위를 누렸던 인물입니다. 그러나 그의 신성한 겉모습 뒤에는 끔찍한 범죄가 숨어 있었습니다. 1970년대 본당 사제로 재직하던 시절부터 여러 소년들을 상대로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되었지만, 실제 피해자들의 증언이 나오기까지 무려 40년 가까이 그 진실은 어둠 속에 묻혀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 성직자에게 받은 상처를 안고 성인이 된 피해자들은 한평생 죄책감과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침묵을 강요당해 왔습니다. 게다가 당시 괌 법은 미성년자 성폭력에 대한 공소시효가 매우 짧아 피해자가 21세가 넘으면 가해자를 고소할 수도 없었습니다. 교회는 이러한 법적 허점을 교묘히 이용하며 사실상 가해자를 보호하는 방패 역할을 해왔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습니다.


[교회의 은폐 시도] 비판자를 쫓아내고, '분열 세력'으로 낙인찍다

기자: 오랜 세월 괌 교구와 아푸론 전 대주교 본인은 문제 은폐에 급급했습니다. 2014년 그의 성추행 의혹이 처음 불거졌을 때, 교구는 피해자가 직접 나서지 않았다며 조사를 거부하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아푸론은 오히려 명예훼손 소송을 거론하며 입막음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교회 내부에서 성폭력 대처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면, 아푸론은 그 제기자를 관련 직무에서 해임했습니다. 심지어 평신도들이 진상 규명을 요구하자, 그는 그들을 “교회를 분열시키는 금지 단체”로 몰아붙이며 어떠한 비판도 용납하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은폐와 회피가 반복되는 동안 추가적인 피해자들이 속출했지만, 교회는 끝까지 책임을 인정하기보다 침묵과 부인을 선택했습니다.


[바티칸 개입과 미완의 판결] '신부' 타이틀 남긴 채... 분노 키운 결과

기자: 결국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바티칸이 개입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6년 6월, 아푸론을 직무 정지시키고 임시 교구장을 파견해 괌 교회를 관리하도록 했습니다. 이어서 교황청 신앙교리성 산하 재판부가 비공개 교회법 재판을 거쳐 2018년 3월, 아푸론의 일부 혐의에 대해 유죄를 판결하고 그를 대주교직에서 해임했습니다. 아푸론은 이에 항소했으나 2019년 2월 최종심에서 기각되었고, 같은 해 4월 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이로써 아푸론의 유죄는 공식적으로 확정되었고, 더 이상의 교회법상 소송도 불가능해졌습니다.

그러나 교황청의 이러한 판결은 많은 이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바티칸이 아푸론에게 대주교 지위를 박탈하고 괌에 발붙이지 못하게 했음에도, 그를 완전히 '환속'(성직 박탈)시키지는 않았습니다. 범죄자인 그에게 여전히 '신부'라는 호칭이 남겨진 것입니다. 피해자 단체들은 "처벌이 왜 그토록 지연되었으며, 죄질에 비해 형벌이 왜 이렇게 미약한가"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실제로 아푸론은 판결 후에도 자신의 무고함을 주장하며 “내가 성직에서 완전히 쫓겨나지 않은 것이야말로 결백의 증거”라는 뻔뻔한 주장까지 내놓았습니다. 결국 교회의 미온한 조치로 이러한 어이없는 주장까지 나오는 현실은 피해자들에게 다시 한번 깊은 상처를 남겼습니다.


[교훈과 경고] '권위 악용'의 상징, 한국 교회에 던지는 메시지

기자: 앤서니 아푸론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일탈을 넘어, '사제'라는 신성한 권위와 지위가 어떻게 악용될 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입니다. 한 교구의 최고 지도자인 대주교가 오랜 세월 자신의 지위를 방패 삼아 범죄를 은폐하고 법과 도덕 위에 군림해왔습니다. 성직자에 대한 신자들의 신뢰와 외경심이 크다는 점을 악용하여 아푸론은 피해자들의 입을 틀어막고 공동체의 눈과 귀를 가렸던 것입니다. 그 결과 교회의 거룩한 제단이 오히려 범죄 은신처로 전락했고, 어린 신자들의 삶은 무참히 짓밟혔습니다.

이는 비단 괌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최근 수십 년간 미국, 유럽, 남미 등 세계 곳곳에서 가톨릭 성직자들의 성범죄 추문이 불거져 교회에 대한 신뢰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습니다. 교회 내 권력자들이 서로를 감싸며 책임을 회피할 때, 결국 피해자만 고통을 떠안는다는 교훈을, 이 사건은 다시금 상기시켜 주었습니다.


앵커: 이제 이 참담한 사건이 한국 사회와 가톨릭 교회에 주는 경고를 직시해야 합니다. 권위에 눌려 침묵하는 문화, 조직의 체면을 위해 진실을 덮는 관행이 계속된다면 우리라고 해서 제2, 제3의 '아푸론 사건'이 일어나지 말란 법이 없습니다.

기자: 사실 우리 사회에서도 가톨릭 교회 내에서 가해자들이 영향력을 이용해 버티고, 조직이 책임을 회피하며 피해자를 외면하는 일이 반복되어 왔습니다. 이제는 이러한 악순환을 끊어야 합니다. 교회 공동체는 성직자라고 해서 무조건적인 신뢰와 면죄부를 주기보다 더 높은 도덕적 기준과 투명한 감시를 적용해야 합니다. 어떠한 성역도 피해자의 고통보다 우선될 수 없으며, '거룩함'이라는 이름 아래 숨겨진 범죄는 반드시 밝혀져야 합니다. 괌 대주교 추문의 비극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한국의 가톨릭 교회와 우리 사회가 권위주의의 그늘을 거두고 인간의 존엄과 정의를 바로 세우는 중요한 계기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뉴스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