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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뉴스

프란치스코 교황, 보수 성직자에 단호한 징계…논란 확대

by 브레드79 2024. 11. 20.

레이몬드 버크 추기경

 
프란치스코 교황이 보수 성향의 성직자들에게 강경한 징계를 단행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카를로 마리아 비가노 대주교와 레이몬드 버크 추기경에 대한 이번 조치는 단순한 징계를 넘어, 교황 권위에 도전하는 이들에 대한 강력한 경고로 해석되고 있다.  

지난 11월 5일, 교황청 신앙교리부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공개적으로 비난해온 비가노 대주교를 파문했다. 파문은 가톨릭 교회 내에서 내릴 수 있는 가장 엄중한 처벌로, 비가노는 교회의 모든 성사에서 배제됐다. 교황청은 그가 교회의 가르침을 무시하고 교황 권위에 정면으로 도전했다고 판단했다.  
비가노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성소수자 포용과 진보적 개혁 정책을 강하게 반대하며 교황을 ‘거짓 선지자’와 ‘사탄의 하인’이라 칭해왔다. 이러한 그의 발언은 가톨릭 보수 전통을 지키려는 신념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교황청은 이를 교회의 통합을 방해하고 분열을 초래한 중대한 행위로 간주했다.  

미국의 레이몬드 버크 추기경도 강경한 조치의 대상이 됐다. 교황청은 버크 추기경에 대해 바티칸 주택 제공과 급여 지원을 중단했다. 버크 추기경은 성소수자와 이혼 문제 등에서 교황의 진보적 접근을 비판하며, 교황에게 ‘두비아(dubia)’라는 공식 질문을 통해 교리 방향에 대한 답변을 요구해왔다. 교황청은 그의 행동을 교회의 질서를 훼손하고 분열을 조장한 행위로 간주하며 이번 결정을 내렸다. 이러한 조치로 버크 추기경은 경제적 압박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교황의 이러한 단호한 태도는 가톨릭 교회의 포용적 가치와 상충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반대 의견을 묵살하고 권위에 도전하는 이들을 징계하는 방식은 종교 지도자로서 포용과 사랑의 역할을 저버리는 행위로 비춰질 수 있다.  

특히, 이번 조치는 교회 내 청년들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할 위험이 크다. 지도자의 행보는 리더십의 본질을 배우는 청년과 아이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권위에 대한 맹목적 복종을 강조하고, 비판적 사고를 억누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는 자신의 목소리를 숨기고 순응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왜곡된 인식을 심어줄 우려가 있다.  

종교 지도자는 강압이 아닌 포용으로 공동체를 이끌어야 한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번 조치는 보수 성직자들을 억누르며, 가톨릭 교회의 포용적 정신과 충돌하는 행위로 평가받고 있다. 교회의 미래를 책임질 세대에게 권위의 본질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심어주는 결과는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