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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 서울에서 열릴 세계청년대회(WYD)

브레드79 2024. 10. 30. 10:56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준비 여정을 시작하는 발대식 (© 서울대교구)

 

2027년 서울에서 열릴 세계청년대회(WYD)는 전 세계 가톨릭 청년들에게 신앙을 고취하고 종교적 가치를 체험하게 하는 중요한 행사로 여겨진다. 주제인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는 성경 구절에서 비롯된 희망의 메시지는 분명 많은 청년들에게 큰 의미를 줄 것이다. 그러나 이 대규모 종교 행사가 한국 사회에 던지는 다양한 문제와 그 이면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WYD와 같은 대규모 국제 행사는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며, 그 자금이 국가나 지자체에서 지원될 경우 불공정 논란은 피할 수 없다. 한국은 다종교 사회다. 특정 종교 행사에 공적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다른 종교인이나 비종교인들에게 극도로 불편하고 불공정하게 다가올 수 있다. 공공의 세금이 특정 종교 행사에 사용되는 것이 과연 사회적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만약 이러한 지원이 종교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것으로 보인다면, 정부와 특정 종교 간의 결탁으로 비춰져 심각한 사회적 반발과 갈등을 초래할 가능성도 높다. 

해외 사례도 경고의 메시지를 던진다. 2008년 시드니 WYD에서는 도심 교통이 마비되고 대규모 인파로 인해 지역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2011년 스페인 마드리드 WYD에서는 막대한 예산 투입과 세금 사용 논란이 일었고, 그 결과 주민과 시위자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이러한 전례는 서울에서 열릴 행사에도 충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

행사 자체는 평화와 용기를 강조하는 긍정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가톨릭 교회의 역사를 살펴보면 그 메시지는 위선적이고 이중적으로 보일 수 있다. 십자군 전쟁에서 가톨릭은 신앙을 앞세워 폭력과 전쟁을 정당화했으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교황청은 나치의 만행을 묵인했다. 이런 역사를 가진 가톨릭이 오늘날 전쟁을 비판하고 평화를 주장하는 것은 진정성이 의심될 수밖에 없다. 가톨릭이 과거 정치적 목적을 위해 신앙을 이용했던 사례들과 맞물려, WYD의 평화적 메시지는 단순한 구호에 그칠 위험이 있다.

WYD가 끝난 후, 이 행사가 한국 사회에 남길 것은 무엇인가? 종교 행사를 통한 신앙 고취는 일부 참가자들에게 긍정적일 수 있지만, 사회적 합의와 포용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 영향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WYD가 단순한 가톨릭 내부 행사로 끝나지 않고, 한국 사회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려면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