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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중재자, 그 역할을 잃어가는 교황 프란치스코

브레드79 2024. 10. 2. 09:05

레바논 접경지에 있는 이스라엘군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프란치스코 교황의 "레바논 공습은 용납할 수 없다"는 발언은 교황의 역할과 중립성에 대한 심각한 문제를 드러냈다. 가톨릭 교회의 수장으로서 교황은 평화와 화해의 상징이어야 하며, 그의 발언은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갈등의 복잡성을 공정하게 다뤄야 한다. 그러나 '용납할 수 없다'는 표현은 지나치게 권위적이며, 특정 행위를 절대적으로 비난하는 뉘앙스를 강하게 풍긴다. 이는 교황이 평화적 중재자로서의 이미지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행위이며, 그가 중재자가 아닌 심판자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를 낳는다.

특히, '용납할 수 없다'는 표현은 단순한 의견을 넘어선 강한 권위적 의미를 담고 있다. 교황은 이 발언을 통해 이스라엘의 공습을 강력히 비판하면서도, 그 공습이 발생한 맥락이나 헤즈볼라의 공격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갈등의 양측을 모두 고려한 공정한 접근이 아니며, 특정 행위만을 도덕적으로 절대화해 비난하는 것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이는 평화와 중립성을 강조해 온 교황의 기존 발언과도 명백히 충돌한다. 중동의 복잡한 역사적 갈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한쪽만을 비난하는 모습은 교황의 균형 잡힌 시각을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특히 헤즈볼라 간의 갈등은 단순한 군사적 충돌을 넘어선 복잡한 정치적, 종교적, 역사적 문제다.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이 갈등은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지속해왔고, 이스라엘 역시 자국의 안보를 이유로 헤즈볼라를 강력히 타격해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교황이 이스라엘의 공습만을 비판한 것은 이스라엘의 안보적 우려를 무시하는 것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이는 국제사회에서 교황이 평화적 중재자로서 취해야 할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교황이 한쪽만을 편드는 모습을 드러낸 이번 발언은 그의 중재자 역할에 심각한 손상을 입힐 수 있다.

이번 발언은 교황의 역할에 대한 더 깊은 의문을 던진다. 그동안 교황은 전 세계의 분쟁 지역에서 평화와 화해를 촉구해왔지만, 이번 발언에서는 그러한 메시지가 크게 약화되었다. 갈등의 복잡성을 이해하지 못한 채 특정 행위를 강하게 비판한 것은 교황이 더 이상 중재자가 아니라 도덕적 우위를 주장하는 지도자로 비춰질 수 있는 위험을 초래했다.

결국,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번 발언은 가톨릭 교회의 수장으로서 지녀야 할 중립성과 균형 잡힌 시각이 결여된 발언으로 평가된다. '용납할 수 없다'는 표현은 지나치게 일방적이고 권위적인 어조로 해석될 수 있으며, 이는 교황이 평화 중재자보다는 심판자의 역할을 맡고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러한 발언은 교황의 권위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으며, 국제적 갈등 속에서 더 신중한 발언을 해야 할 필요성을 절실히 상기시킨다.